"삼성전자도 월 1회 주 4일제"…재계 '단축근무 실험' 확산

신건웅 기자
입력 2023. 6. 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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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카카오게임즈 등에 이어 부분적 주 4일제 도입 늘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도 부분적 주 4일제 실험에 동참했다. 월 1회에 한해 금요일에 연차 소진 없이 쉴 수 있게 됐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MZ세대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주 4일제에 나선 SK와 CJ ENM 등에 이어 재계에 단축 근무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오는 23일부터 부분적인 주 4일 근무제를 시작한다. '4조 3교대' 근무를 하는 생산직 등을 제외한 삼성전자 직원은 매달 월급날인 21일이 속한 주 금요일에 쉴 수 있다.

다만 월 필수 기본 근무시간(160~168시간)을 채워야 연차 소진 없이 쉴 수 있다. 일률적인 유급 휴일이 추가로 주어지는 개념과는 다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쉬는 날을 '패밀리데이', 가전과 모바일 등을 맡고 있는 DX부문은 '디벨로프먼트(development)데이'로 부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부분적 주 4일제 실험은 지난 임금 교섭 과정에서 합의됐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효율성을 줘 생산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OECD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국의 노동시간은 연간 1915시간이다. OECD 평균(1716시간)보다 199시간, 날짜로는 약 25일을 더 일한다.

경쟁사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유연한 근무 환경을 도입 중이다.

앞서 주 4일제를 부분 도입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SK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한 달에 두 번 금요일에 쉬는 주 4일제를 시행 중이다. SK텔레콤(017670)은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SK하이닉스(000660)는 매달 셋째주 금요일에 쉰다.

CJ ENM도 월 2회 매주 금요일 출근하지 않고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IT 업계에도 주 4일제나 주 4.5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아(000270) 노동조합도 지난 7일 열린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테이블에 올리기로 했다.

다만 하루 2교대나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정유·철강·화학·자동차업계에서 주 4일제를 도입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업종과 근무 방식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부분 단축근로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제대로 준비 없이 무조건 주4일제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