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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밥은 옛말”…한끼 1387원, 요즘 교도소 이렇게 밥 먹습니다
 
기사입력 2015-10-2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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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화성)=양대근 기자] “콩밥은 이제 옛말입니다. 예전에는 단백질을 보충할 음식이 부족해서 콩밥을 줬지만 지금은 다른 식재료에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콩도 상대적으로 비싸졌구요.”

지난 20일 공동취재기자단이 찾은 경기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한 교도관의 말이다. 이날 기자에게 제공된 점심 식단은 흑미밥과 청국장, 고등어튀김에 고들빼기 무침, 그리고 김치였다.

일반 재소자들이 먹는 식단과 동일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일반 가정식의 느낌이 났다. 

경기도 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지난 20일 실제 점심 식단 모습. 흑미밥과 청국장, 고등어튀김에 고들빼기 무침, 그리고 김치가 이날의 메뉴였다. [사진=법무부 제공]

한 달 식단표를 보니 교도소의 상징이었던 ‘콩밥’이 사라졌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교도소 식사의 대명사로 통했던 콩밥은 지난 1986년 쌀 50%, 보리 50%를 섞은 보리밥이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6월부터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콩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콩을 삶는 데 드는 연료비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교도소에는 일주일에 두 번 조식으로 빵과 잼, 그리고 우유와 스프가 제공되고 있다. 군대식 햄버거를 가리키는 ‘군대리아’ 와 비슷하게 교도소 메뉴가 다양화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재소자들이 식사할 때 초록색 플라스틱 수저를 사용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스테인리스 재질 수저의 경우 서로 감정이 있는 재소자들이 밥 먹다가 흉기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번 플라수틱 수저가 제공되면 교도소를 나가기 전까지는 계속 재소자 본인이 가지고 다니면서 관리해야 한다.

한 교도관은 “일부 모범 재소자에 한해서 스테인리스 수저가 제공되기도 한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교도소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작은 특권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사회 일각에서는 “죄를 짓고 들어가는 교도소가 이렇게 좋아져도 되나”, “우리도 교도소나 가볼까” 등의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일부러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가려는 빈곤층이 늘어난다는 통계도 속속 나오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5년 수용자에게 들어가는 1일 급식단가는 4160원이다. 한끼에 약 1387원꼴의 식사가 제공되는 것이다.

수용자 1일 급식단가는 2010~2011년 3430원, 2012년 3602원, 2013년 3674원으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962원에서 올해는 198원이 더 인상됐다. 교도소에 투입되는 전체 식비 역시 작년보다 34억8200만원이 증가했다.

군인이나 학교 급식에 비해서는 한끼당 700~800원 가량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병사의 1일 식비는 6432원으로 한끼당 2144원 꼴이다. 같은 기간 미군 병사의 하루 급식비는 1만2705원(환율 1100원 기준)으로 한국 병사보다 2배 가량 격차가 있었다. 올해 대전시 초등학교의 한끼 급식단가는 2250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한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최근 교도소 수용인원 폭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법무부 전체 예산 270억달러(약 30조5910억원) 가운데 3분의 1이 교도소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